노선변경으로 불행 전시관이 학원 청춘물로
내가 인기 없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들 탓이야. 2013년에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한 작품입니다.
여고생이 되면 자연스럽게 인기 있어질 거라 생각했던 주인공 쿠로키 토모코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남자친구는 커녕 같은 반 아이들과 조차 제대로 대화하지 못하는, 잔혹한 현실이 덮쳐온다! <공식 줄거리 일부>
음침한 모쏠 오타쿠의 흑역사 제조과정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리는 작품.
첫 자기소개에서 재밌는 말을 해보려다 실패해서 자신감을 잃거나 사촌동생에게 허세를 부리기 위해 친 거짓말이 들통나서 동정의 시선을 받거나 동류라고 생각했던 중학교 친구가 고등학교에선 남자친구를 사귀어서 얀데레 보이스 드라마로 현실도피 해버리거나 하는... 으악!!
오타쿠들에게 있을 법한 일들에 만화적 과장이 약간 가미되어 있을 뿐 너무나도 사실적, 사실 별로 과장 안되어있는 것도 같네요...
애니메이션 자체는 작가의 센스가 좋다는 게 느껴지고 오프닝, 엔딩까지 포함해서 영상 연출도 정말 잔인할 정도로 잘 되어 있습니다. 개그 작품으로서는 정말 잘 만들어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보는 게 너무 괴롭다.
주인공 쿠로키 토모코.
전형적인 음침한 오타쿠 캐릭터. 반에서는 항상 자는 척, 속으로는 인싸들을 비웃으며 애써 부럽지 않은 척을 한다.
인터넷에서 본 정보를 금방 믿지만 사람은 쉽게 믿지 않는다. 제목에 적혀있는 것처럼 실패하면 금방 남 탓을 한다.
피해의식이 심하고 망상벽이 있으며 부정적이지만 자존심은 강하다. 으악!!
노력을 하지않는 것은 아니고 꽤 다양한 방법으로 모솔탈출, 아싸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항상 발상이 안일하고 방향이 이상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운이 너무 없어서 실패만 계속된다. 당연히 실패가 실패를 부르고 트라우마를 만들고 안 그래도 어두운 주인공을 점점 어둡게 만든다. 으악!!
오타쿠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이지만 항상 불행한 일을 겪는 모습을 봐야 한다. 이렇다 보니 애니메이션 방영 당시에도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시청을 포기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방영으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23.06.22일에 214화가 갱신되었음
이 만화는 남성향 학원 청춘 백합 하렘 성장이라는 기괴한 장르가 되어있었습니다.
2학년 수학여행 편부터 무려 주인공에게 같은 학교 친구가 생깁니다.
조 편성이 너무 괴로워서 조퇴로 도망갔더니 조장이 된 쿠로키
조 편성하는 날 결석해서 넣어진 요시다.
친구와 싸우고 남는 조에 오게 된 타무라
친구끼리 5인으로 조가 안돼서 이름만 넣으러 온 우치
운명적인 만남도 아니고 친해지게 되는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어쩌다보니 같은 조가 된 네 명이 같이 지내다 보니 생각보다 지낼만했다 그뿐. 수학여행이 끝나고도 같이 이야기를 하거나 놀러 가거나 하는 일도 늘어나고 하면서
정말 평범하게 조금씩 친해집니다.
바뀐 점은 토모코의 불행이 줄었다는 것, 치명적일 정도로 나빴던 성격이 사람들과 지내면서 조금씩 온화해진 것 정도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눈치도 없고 성희롱도 남발하고 오타쿠 특유의 음침한 모습도 많이 보여줍니다.
그래도 원래는 쿠로키 혼자서 헛돌고 아픈 추억으로 끝났을 이야기들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일들로 바뀌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3학년 편에 들어서는 갑자기 친구가 많아진 쿠로키에게 흥미를 느끼고 다가오는 친구의 친구들.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보기 드문, 눈치 보고 동조하지 않는 남성 오타쿠적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친구들.
오타쿠에게 친절한 갸루 같은 개념인 듯ㅋㅋ
점점 친구들이 늘어나면서 같은 대학을 가고 싶어 하거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싶어 하는 등 독점욕을 보이는 캐릭터도 생기면서 백합이나 하렘 같은 요소들도 붙게 됩니다.
이러니 학원백합하렘청춘성장이라는 괴상한 단어가...
거대한 기쁨이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여태까지 불행과 자극 속에 살아가는 쿠로키만 보다가 뒤늦게나마 여고생들과 평범하게 청춘하고 있는 쿠로키를 보고 있으면 보고 있는 저까지 보상받은 기분이 듭니다.
-덤-
만화에 관한 이야기만 길었는데 애니메이션도 재미있습니다. 12화의 마무리나 10화, 13화(OVA)의 도입 연출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엔딩곡 가사와 영상이 엄청 재밌습니다. 보통 엔딩곡 동안은 딴짓을 많이 했는데 이건 매번 끝까지 쳐다봤던 것 같습니다.
私がぼっちなのはどう考えてもろっくが悪い! - Niconico Video
와타모테 엔딩곡을 봇치로 패러디한 영상
봇치가 학교에 기타 들고 왔지만 아무도 말 안 걸어줘서 괴로워하는 그런 내용들로 가득 찬 와타모테 애니메이션,
결속밴드 다 같이 에노시마 돌아다니는 편 같은 분위기의 내용이 현재 만화 와타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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